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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JUNE

일상과 그림 보관소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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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문고에 갔다가 오랜만에 집어온 만화책이었다. 요즘은 리디북스 등에서 전자책도 잘 나오고 있어서 (이제는 만화책들도!) 실물(?) 책들을 좀 덜 사는 감이 있지만, 역시 책은 아직은 종이를 만져가며 읽어야 더 기분이 난다.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의 작가 유루리 마이는 자칭타칭 ‘버리기 마녀’다.

‘아무것도 없는 블로그’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인테리어 사진과 버리기 경험을 연재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하는데…정말로 사진들을 보면 이 분의 집은 놀랄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점이 인상적이다…어떻게 보면 살풍경하기까지 하다. 아예 취미가 청소/정리라고 하며, 극도로 가짓수를 줄인 살림살이를, 또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정렬해 놓은 것을 보면 이건 조금은 강박적이라는 인상도 받지만..음…

그런데 작가가 이런(?) 사람이 된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을 낡은 물건들이 버려지지 않고 쌓여가는 지저분한 집에서 보낸 것이다. 가족들이 다소 게으르고 일단 산 물건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그런 가족들 틈에서 자라며 작가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고…자신만의 ‘버리는 쾌감’에 눈떴지만 가족들에게 이해받지는 못했던 듯하다. 기껏해야 자기 방 청소 정도가 고작이고 집이 너저분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소유의 허무함‘ (?)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고, 이후 결혼하여 집 안 살림을 주도하게 되면서부터는 가족들도 작가의 정리벽을 점차 이해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장점도 발견하여 이제 다들 작가의 버리기 규칙을 함께 지키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라는 스토리. 만화에서는 그런 작가의 경험과 함께 수많은 버리기 팁을 소개하고 있다. 권말에는 작가의 인테리어 사진들과 정리예가 올컬러로 따로 수록되어 있기까지…

만화에서 다룬 물건 버리기 규칙을 몇 가지 예로 들어 보자면 :

  1.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가
  2. ‘아깝다’라는 핑계를 대지 말 것
  3. ‘이건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릴 것
  4. 버린 후에 후회하더라도…’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라고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부분들이겠지만, 막상 저렇게 규칙을 세우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건 정말로 쉽지 않다…느낀 바가 많았다. 나 역시 ‘다음에 쓸 일이 있을지도 몰라’  ‘이건 보통 집에는 다들 있는 물건이니까’ 라는 식으로 자리만 차지하게 쌓아둔 물건이나 가구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당장 옷장에만 해도 이미 몇년째 입거나 들지 않았음에도, 언젠가를 기약하거나 또는 당시 비싸게 구입했었다는 이유로 여전히 남아있는 옷이나 가방들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그리고 추억 따위의 이유로 서랍들 속마다 엉켜있는 수많은 잡동사니들…

작가의 말 중 인상깊었고 또 엄청나게 공감하고 만 구절 중 하나는, 바로 ‘갖고 싶은 마음과 가볍게 살고 싶은 마음의 모순‘ 이었다.

정말 그렇다. 가끔 물건들을 정리해 버려도 그 때뿐, 금방 이런저런 이유로 잡다한 소유물들이 늘어나고… 다시 너저분해진 집구석을 보면 정말로, 무겁고 버겁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은 가진 것들을 싹 미련없이 버려 버리고 몸만 쏙 나와 아무것도 없이 새로 시작하는 상상도 한다(..) 방 하나, 옷 몇 벌,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 하나, 전화기 하나 정도만 있는 그런 평생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든다…얼마나 가볍고 홀가분할까.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결국 뭔가를 늘 더 갖고 싶다 생각하게 되고, 어떻게든 뭐라도 더 가지게 된다는 게 문제다(..)

당장 노트북이나 전화기만 해도 전원이니 충전 케이블이니 주변 기기들이 지저분하게 따라오고(..) 내 경우는 그림을 그려야 하니 결국 잡다구리한 그림 도구들도 따라붙는다.

옷은 욕망의 영향을 쉽게 받는 것들 중 하나인데다, 때론 사회적 이익/불이익과도 관련있고…결정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낡는다. 거기에 속옷/겉옷 식으로 나누면 필수라고 말할 수 있는 종류들만 해도 몇 가지인가. 영원히 몇 벌만으로 돌려입을 수 있는 자원이 결코 못된다(..)

늘 사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점차 자기 소유의 조리 도구들을 갖게 되고…돈이 있다 보니 지갑에 넣게 되고, 동전들이 생겨난다…통장에 넣더라도 통장이나 카드를 갖게 된다…늘 맨몸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니 가방을 갖게 된다. 맨발로 다니지 못하는 세상이니 신발이 필요하고 계절/상황이 있으니 몇 켤레는 보통으로 가지게 되고, 또 이런 것들을 정리해 두고 싶기 때문에 점차 가구들도 갖추어 가게 된다.

사실 저들이 종류별로 딱 한 가지씩만 있다 해도 사는 데엔 지장이 없지만, 그게 왠지 또 그렇게는 안되지…선택의 여지가 아예 없는 것과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은 다르기에(..) 같은 범주라도 두세 가지 이상 갖추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나는 이미 엄청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기에 장기적으로는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 피규어 따위의 장난감(!)이나 사소한 기념품이나 장식품, 마음에 든 책들, 각종 악세사리 등등은 또 얼마나 쉽게 갖고 싶어하게 되고, 또 사게 되는지. 나중에는 어딘가 처박아 놓고 들여다 보지도, 아니 아예 잊고 산다 해도- 그 순간에는 꼭 가져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것들이 늘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이 만화를 읽고 더더욱 그렇게 온갖 물건들로 점철되어온 내 삶이 구질구질 피곤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이 책 읽고 나서 곧바로 옷장을 열어 상당한 옷가지들을 내다 버렸고, 나름대로 잡동사니들도 꽤 버렸다고 기억한다. 물론 작가만큼 파격적으로는 할 수 없었다..난 늘 실오라기 하나 없는 극도로 깔끔한 분위기와 생활감이 많은 편안한 분위기를 동시에 동경하는 모순된-대체 어쩌라고!?- 태도를 갖고 있기에(..)… ‘혹시’ 나 ‘추억’의 방해도 심각했다. 아마 지금은 그 이후로 또 다시 늘어난 자잘한 잡동사니들도 있을 것이다.  언제 또 날 잡아 정리해야만 하겠지…끝없이!

처음 이사올 때, 텅 비어있던 이 집이 얼마나 넓고 깨끗해 보였는지 모른다. (지금은 몰라보게 복작복작해졌다.) 그런 빈 집같은 상태까진 원하지 않는다 해도 나도, 꼭 원하는 물건들만 데리고 가능한 한 가볍게 살아가고 싶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하며 살겠지?

일단 이 만화를 읽고 나면 아마 대부분 나도 살림에 기름기를 쪽 빼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고, 당장 옷장이며 서랍을 한 번 열어라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추천.

당연히, 작가처럼 다소 극단적으로 많이 버리고 깨끗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저 한 번 솔깃해서 대청소라도 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상쾌해질 수 있다는 것(..) 난 그랬고, 그 사실만으로도  이 만화는 내게 충분히 성공적이고 가치있었다.

+그리고 무소유를 추구하고 싶어 만화책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모순

만화- 보이즈 온 더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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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온 더 런.
조용히 좋아하는 아이 앰 어 히어로..의 작가의 전작이었다.
리뷰들마다 거의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 험담(?)이 있었으니…
치하루.
찌질한 주인공을 구원해줄 아깝도록 청순한 히로인 역인가 했더니 아니었다?
주인공의 실수로 딴 남자에게 갔으나 이용당하고 버림받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럼에도 주인공은 진심으로 대시했으나 나쁜 남자에 대한 미련만 드러내
치하루는 주인공에게 분노를 사게 된다.
그렇게 씁쓸하게 퇴장인가 했으나 다른 여성과 잘되려는 찰나 다시 나타난 치하루는
왠지 이간질 발언과 자해 쇼, 유혹 등으로 둘 사이를 갈라 놓으려 애쓴다…

얄밉지만 마냥 악녀라기 뭐한 치하루가 흥미로워 길지도 모르지만 기록.
(사실 이 만화의 본론은 치하루 얘기 아니고 비중이 그리 크지도 않은데 괜히 파고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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