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메모

뭐든 그만큼은 좋아한 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표현도 없이 그냥 죽였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정교육 탓인가 언제나 좋다 싫다 강한 의사 표현에는 자신이 없었다. +특히 취향

아무튼 그래서 요 몇달간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낯설기도 하고 그랬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엔 그렇다. 음. 뭔가의 팬이거나 또는 그에 근접하게 좋아하는 입장이라는 건
겪어보니(?) 내겐 의외로 수렁에 빠진 것 같고-아 부정적인데, 딴 표현 생각이 안나네- 숨막히는(?) 느낌이기도.

처음에는 그냥 마냥 다 재미있었고. 사실 누가 내가 한 뭔가를 보겠지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그냥 내가 내켜서 이것저것 한 것이다. 한데 당연한 거지만 어디 올리면 뭐든 내 손을 떠나버린다.

그러면서 생각보다-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보는 눈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뭐 이런 과정은 이번이 아니라도 그림 등 혼자 즐기다가 좀 겪어본 것 같으니까 그렇구나 하더라도,

하지만 아무튼 이건 전과는 달라- 내 오리지널이 아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되고(…)
좀 웃긴데, 마치 남의 것-또는 모두의 것을 내가 멋대로 가공하는 것 같은 죄책감이라든가? ㅋㅋ

거기에 누가 혹시 자기가 생각한 이미지와 다르다며 화를 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실제로 어느 그림였던가,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걔는 그러지 않아” 반응 쫌 받아봄)
(또 싫어하는 캐릭터와 함께 그렸다고 마음에 안든다고 발끈한다든가 참 귀여웠지.ㅋㅋ)
(그리고 뭐…어느 날 갑자기 말없이 삭제/교체같은 게 일어나곤 한다. 문득 자세히 보니 주로 평소
그 캐릭터 좋다며 말한 분들이 그런다. 그러니 이건 아마 더는 참아줄 수 없던 이미지 차이- 뭐 그런 걸까?)

여기서 lgbt에 관대하냐 아니냐, 내 평소 취향 뭐 그런 문제까지 끌어들이면 더욱 복잡해지는데…
음, 나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도 아무렇지 않은데 아니, 오히려 흥미롭게 생각하고 더 알고 싶었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어쩌면 그들의 사랑(?)이 진심 나보다 깊은가 보다 싶기도 하고.

역시 내 팬심(?)은 분명 생각보다는 냉정한 것인 듯도 하고. 좋은 소재로 보고 있는 건 맞지만…

아무튼 이런 세계도 참 오묘하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뭐 아직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는 선이지만.
그리고 역시… 좀 숨막힌다. 사실 내 성격하고도 그리 맞지는 않는 것 같아(…) 그런데 왜 빠져나오질 못해
여전히 좋아해서인가 ㅋㅋㅋ…하아

.

노트를 주고받던 한 똑똑한 10대 외국 유저- 물론 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팬들이 캐릭터의 이미지를 망쳐놓는 경우가 많다” 같은 표현을 썼다.
초반 덜 확립된 이미지가, 그런 팬들의 너무 나간 해석에 의해 이미 정해진 바이블(?)에 영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편 너무 확립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아무튼 그렇다.

혹 내가, 가볍게 너무 나간 팬아트나 주관적 해석을 늘어놔서 누군가의 덜된 이미지를 망쳐놓거나 할 수 있지 않나?(..)
한편 이미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진 사람이라도, 마음에 안드는 이미지를 강요하는 듯, 반감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주관을 배제하고, 안전한(?) 공적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뭔가 하는 게 바람직한가?
생각하면 그런 것도 아닌 게, 당장 오버워치 등 인기있는 게임이나 애니 팬아트 검색만 해 봐도(…) 양극단을 오가는 수준의
다양한 팬아트들이 쏟아지는데,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그런 논쟁의 여지 뭐 그런 걸 안고 있었는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그냥 문득 생각이 너무 많아진 것일 수도 있음. 진짜, 이래본 적 없으니까 별 미묘한 생각들을 다 길게도 쓰네.

H말대로 답은 심플하다.
나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그리고 싶은 걸 그리면 되는 거다. 그만하고 싶을 때는 그만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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