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16

작업의 완성을 미루면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 외에도 또 다른 이득이 있다. 즉흥적인 사고를 하게 해준다. 미리 계획을 세우면 이미 만든 구조를 고수하기 일쑤여서, 우리의 시야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는 창의적인 가능성을 배제하게 된다. 수년 전 버클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도널드 매키넌(Donald MacKinnon)은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축가들은, 스스로를 자제력이 뛰어나고 성실하다고 평가하는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창의력은 부족한 동료 건축가들에 비해 훨씬 즉흥적인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을 미루는 사람이 더 창의적이다

어머(…) 무조건 남들보다 빠르게 일단 뭐라도 내놓고 보라는 이 급한 세상에서, 남부럽지 않은 미루기의 귀재로서 참 솔깃한 글이 아닐 수 없다…그래서 창의적인가 한다면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그림 일 얘기라면, 실제로 처음 안건을 받자마자 서둘러 러프부터 제출하기보다는 머릿속으로 찬찬히 그림을 그려가다가 시일이 좀 지난 후 실행에 옮겨보면, 처음에는 생각 못했던 것들이 추가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이상한 부분도 미리 바로잡게 되어서일까, 독특하다든지 평가가 더 좋을 때가 있었다..

단 애초에 저 글대로 좋은 결과를 내려 한다면 당연히 너무 시급한 건이어서는 안되고, 마감일보다 충분히 여유있는 상태라야겠지만..현실은 대부분 엄청 급하다고 한다. 최근 몇 시간 단위로 시안 수정/교체 요구를 받아보니 아무래도 급하니까(..) 시야가 좁아져서 그런지, 놀라울 정도로 가볍고 뻔한 시안만 나오는 것을 몸으로 느낌(..)

독창성이 뛰어난 인물들은 일을 미루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건너뛰지는 않는다.

그리고 물론 즉흥적이라고 했다고, 저게 절대 할 일을 완전히 잊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슈슉 맨땅에서 시작하는 게 무조건 멋진 즉흥이고 결과도 더 창의적이라는 말은 아닌 것에 유의(..)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로 2월부터 5월에 이르는 동안은 일상 사진들을 올리지 못했다. 이사 후까지도 끌어온 마감들, 몇 가지 이벤트, 탈서울 적응 등등 핑계는 언제나 많다…

몇달치 마구 여기저기 흩어진 사진들을 다시 모아 쭉 보니 새삼 겨울에서 봄으로 온 것이 보여 좋았다.

IMG_0278.jpg

아마 낙성대에서의 마지막 사진이었을 것이다. 새벽에 종종 나와서 서울대 입구역의 맥도날드나 24시간 하는 국밥집들을 찾았다 걸어 돌아오곤 했던 나날들, 안녕…

SAM_0159.jpg

이사하면서 이케아 가구들을 샀었다. 가면 늘 인파와 줄에 치여 오래 걸리고, 식사도 하고 오게 된다…솔직히 뭘 먹든 고만고만하지만 나는 미트볼보다는 베지볼 쪽이 더 마음에 든다. 생긴 것도 귀엽고(?)

SAM_0161.jpg

언제 가도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이 날은 그나마 조금은 한산..했던가…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순간, 논리적 비판이 봉쇄되고 만다. “…것 같아요”는 개인적 감정이나 경험을 말하는 것이므로, 그것에 대한 합리적 논박을 시도해봐야 논박하려는 사람은 그런 감정이나 경험을 갖지 못한 것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워던 교수에 따르면, “…것 같아요”는 다양성과 양극화가 동시에 급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그 입맛에 맞는 말을 하려는 일종의 ‘겸양’의 표현이지만, 결과적으론 합리적 주장과 반박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것 같아요”라는 말은 합리적인 논쟁을 막는다(NYT기고)

어머…
요즘 부쩍 자주 보이던 “…것 같아요”라는 표현에 대해 예전에 잠깐 생각한 적이 있었다.그런데 미국에도 비슷한 표현으로 “feel like~”가 있고, 아예 문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것 같아요”가 특별히 민주주의에까지 위협!이라곤 생각해본 적 없었지만…저런 표현은 정말 애매하면서도 방어력이 막강해서 서로 ~같아요로 받아치면(..) 갈등 형성 자체가 어렵긴 하다. 그런데 어찌보면 편리하다? 어쨌든 대충 내 의견은 피력한 셈이고, 혹시 반박 당해도 “그냥 나 혼자 생각에 그렇다는 건데 왜 죽자고 덤비시죠?” 라는 식으로 이길 수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