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15

내가 경험한 서울- 방문자에서 시민으로

난 서울 같은 도시를 본 적이 없다. 서울 어디선가는 세계적 수준의 낙서 예술을 만날 수 있고 암호 같은 상형 문자와 이미지가 그려진 작은 크기의 이상한 포스터(2 × 2 cm)가 여기 저기 나타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겉으로는 비슷하게 옷을 입은 직장인들과 20층 아파트에서 실질적으로 아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주부들이 보여주는 매우 획일적인 문화 아래에 활기 넘치는 창조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루한 교육 시스템이 창조한 상상력이 없는 직장인들과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자살율에도 불구하고 서울 안에는 넘치는 창조력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친구들은 서울 시민들의 편협함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상투적으로 묻는 김치를 좋아하냐 또는 언제 본국으로 돌아가느냐와 같은 질문에 불편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편협함에 불평하는 만큼 한국에 오래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친구 중에 서울에서 수년간 생활한 뉴질랜드에서 온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가족 문제로 뉴질랜드로 돌아갔지만 그가 서울에 살 때는 서울의 삶과 한국인들의 편협함에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돌아가서는 한국으로 다시 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수년간 내게 보내왔었다.

나는 서울 시민들이 단순히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나, 현대식 고층 건물, 번개처럼 빠른 고속열차 KTX와 같은 현대적인 서울만을 외국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처럼 편리하고 최첨단의 서울 속에는 최고의 골목길과 갤러리, 그리고 또 다른 공간들이 숨겨져 있다. 많은 방문객들은 서울이 방콕, 오사카, 상하이 와 별로 다르지 않은 대도시라는 인상을 받고 떠난다.

아마도 서울이 갖고 있는 성격은 서울 속에 존재하는 모순과 긴장이 창조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전체적으론 어쩐지 좋은 평가 쪽으로 좀더 기울어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외국인(이젠 아닌 듯도..?)의 시선임에도  대체로 내가 살며 생각하는 서울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던 글. 정말로, 좋은 면으로든 나쁜 면으로든 한국이나 서울같은 곳은 세상에 둘은 없을 거라고. 나도 생각하고 있어서(…)

대체로 지루하게들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묘하게 창의력과 에너지 넘치는 구석 있고(물론 살벌하거나 무례한 쪽으로도..), 저 익숙한 두유노우김치..같은 편협함에 자존감 부족이라느니 비난 자조하면서도 또 대다수가 외국과 비교를 해대고 평가받는 것에도 엄청 연연하는 것 같다든가, 우리도 이 정도는 된다며 현재의 휘황찬란한 면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자랑하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든지…

저 뉴질랜드 친구 이야기도 조금은 와닿는 게. 첫회사의 외국인 직원 중 실제로 홍대 문화에 홀딱 반해서 오래도록 눌러 앉을 거라 말한 핀란드인이 있었기 때문(…)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계속 성장할 여지가 있을, 그래서 불안정하지만 한창같은 시끌시끌 분위기?(..)이걸 며칠전에 젊음이나 생기라고 생각했고 말도 했었는데, 아무튼 평소 생각하던 부분들을 그대로 읽는 것만 같아서 부분부분 퍼옴.

작업 관련 러프들을 올리려고 하면서 생각하게 되는데, 요즘 정말 위험할 정도로 일 그림말고는 안그리는 것이 아닌가?…이런 것이 꽤 된 것 같아, 다행히(?) 며칠 전부터 아주 조금씩 뭔가의 팬그림 비스무리한 것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이대로라면 낙서를 즐기던 과거의 나와 작별 인사를 하게 생겼다…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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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크리스타리아-의장 오제나우, 스쿠나 비코나의 중간 제출용 색 계획 러프.

러프가 참 러프하면서도 언제나 러프치고는 불필요하게 많이 들어가는 듯도 한데… 막상 그리면서는 저 때의 레이어들은 거의 하나도 재활용되지 않으며(..), 스케치의 일그러짐을 바로잡다 보면 분위기도 초기에서 미묘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좀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초반 계획이 있고 없고에 의외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배웠기도 하고…나의 러프란 건 어느덧 이런 방식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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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진행했던 어느 외주 작업의 완전 초초기 러프들인데… 얘들은 쓰이지 않았다. 최종안은 그냥 딴 사람들일 정도로 많이 달라져 버렸다.(…) 하지만 한편 이것들은 지금 다시 봐도 그 리테이크 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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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쯤으로 기억하고 있는 의장 오제나우입니다.막 겨울이 끝나가던 시점이라 꽃나라의 의장(?)이라는 분위기가 당시 봄을 기다리던 심정과도 어느 정도 통하지 않았을까…가볍게 그리고 싶었던 작업. 역시나 1단계 외에는 섬네일 이미지로만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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